꿈이 있는 자에게 미래는 있다.

 

  텅빈 아버지의 공간

 

  음력 정월 대보름, 환한 보름달 아래 동네 아이들은 야산에 사서 쥐불 깡통을 돌리고 있었다. 윙윙 불이

일고 있는 깡통이 하늘로 솟구쳤다. 그러자 깡통은 밝은 달을 향해 날아가며 황홀한 은하수를 만들었다.

나는 논둑에 앉아 너무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은하수를 그리워하며 생각에 잠겼다.

  자꾸만 아버지의 임종하시던 모습과 어머니의 통곡하시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던 날, 동네 아이들은 정월 대보름 쥐불놓이에 여념이 없었지만 나는 그 즐거움에 참여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