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질그릇에 담긴 보배

말씀 : 고린도후서 4장 7절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저희 집에 금요일이 되면 일본 친구들이 놀러 와요.

와서 주로 하는 일은 대단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장만해온 음식을 먹으면서 뮤직 비디오를 보거나 각자 재미있게 본 드라마의 이야기를 나눠요.

연령대가 60, 50, 40대로 다양하고 좋아하는 연예인도 다양해요.

이 언니들은 제가 일본에 온지 얼마 안 돼서 알게 되었으니까 알고 지낸 지가 6년이 넘었는데 처음 만났을 때는 모이는 공통점이 하나였어요.

모두들 욘사마를 너무 사랑했고 사랑하는 사람의 나라말을 배우고 싶어했어요.

지금은 거의 한국 드라마계를 섭렵했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나 연예정보를 오히려 저에게 가르쳐 주고 있어요. 

저희 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 잠깐에도 한국 연예정보가 각자 핸드폰으로 메일이 오더라고요..

그 날도 갑자기 한 사람의 메일에 뭐가 왔는지 확인을 하더니 한국에 삐리리 가수가 자살을 했대이러는 거에요. 제가 컴을 켜서 확인해 보니까 진짜더라고요. 그게 바로 몇 분전에 빅뉴스로 나왔던 거에요.

볼 때마다 제가 그렇게 좋으냐. ~ 진짜 정성이다.. 이러면서 속으로는 아무도 채울수 없는 이 언니들의 영적인 갈망을 하나님으로부터 채움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주 중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아침에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읽으라는 마음을 강하게 주셨어요. 에스겔을 읽고 끝낸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좀 의아해 하면서 읽었어요.

그런데 그 주 주일날 말씀이 선포되는 중에 저희 집에서 금요일마다 같이 모여서 공부하고 수다 떠는 일본인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에스겔 3 11절의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너는 그들이 듣든지 아니 듣든지 전하라” 라는 하나님의 강한 의지가 들어간듯한 음성을 듣게 되었어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첫 번째 저의 반응은 아 드디어 이 사람들하고도 헤어질 때가 됐나보다싶었어요. 왜냐하면 이 언니들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하면 이 언니들은 일부러 불교 이야기를 해요.

그리고 두 번째 저의 반응은 내가?’ ‘이 일본어로 찬양도 못하는 내가? 어마어마한 주제의 복음을???

하는 생각에 맘이 좀 답답해왔어요.

마음에 부담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주님이 하라고 하셨으니까, 또 그들에게 이 복음이 기회일지 모르니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다음날 한글로 원고를 만들고 그것을 일본어로 바꾸기 시작했어요.

각오를 하고 금요일을 기다리는데, 웬만하면 제가 일이 있어서 안 된다고 하지 않는 한은 그 모임은 취소가 안 되는데 첫 주에 취소가 되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주에도 취소가 되는 거에요. 이게 사탄의 방해인가보다, 준비가 부족하니까 더 준비하라고 시간을 주시는 것인가? 이러면서 맘이 복잡했어요.

그런데 두 번째 취소가 될 때까지 약 14일 동안 주님은 저에게 한 가지, “네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마음을 계속 주고 계셨어요. 그래서 준비했던 원고를 없애고 기도만 하고 있었어요.

제가 주님께 이렇게 기도를 드렸어요.

주님.. 제가 부족한 거 주님 아시잖아요..그리고 제가 여러 말 한다고 그 사람들이 달라질 수 없다는 거 주님이 아시리라 믿습니다. 주님이 하셔야 합니다. 저는 진리만 말할 거에요. 그 다음은 주님이 책임 지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주님한테 다 떠밀었어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의 성격을 조금 아니까 최악의 상황에 그 사람들이 저희 집에서 나갈 거라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이렇게 기도를 드리고 세 번째 주가 되었어요.

당일이 되니까 어찌나 아침부터 긴장이 되던지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뭐라고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그래도 횡설수설은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간단하게 십자가의 발단과 결과를 메모해놓고 주님께 기도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메일이 온 거에요. <오늘 야스모리상도 올 수 있다고 합니다. 기다려주세요>

어머나 어머나 어머나.. 청소를 하다가 헉!!하고 제가 뒤로 넘어갔죠

야스모리 상이 누구냐 하면 남편이 교토 대학교 교수인데 잠시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하면서 일년 반 동안 연락이 안됐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다시 남편이 교토로 내려가서 연락을 준거에요.

이 어설픈 일본어, 거룩하지 못한 삶, 연약한 심신.. 제가 보기에도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저인데 이 일을 주님이 하시고 계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어설픈 일본어와 부족한 저이지만 하나님의 완전하신 복음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한 명이 더 있었다는 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한 명을 준비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이 전해졌어요.

2주 동안 이 복음을 전하는 일이 뒤로 미뤄졌어야만 하는지, 2주 동안 왜 기도하게 하셨는지 알게 되는 순간 저는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주님은 한 사람이라도 그 자리에서 복음을 전해 듣기를 원하셨고, 주님이 기다리고 계신다는 말을 누군가 전해주기를 원하셨던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다 모여서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일단 식사를 다 마치고, 제가 모두들에게 모여봐 달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언니들하고 알고 지내 온지가 6년이 넘은 중에 내가 이렇게 심각한 적 있었느냐. 이러면서 심각하게 분위기를 잡았어요.  

나는 지금 언니들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한다. 혹시 듣기 싫더라도 6년의 우정이라 생각하고 나에게 시간을 좀 달라이러면서 왜 하나님이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십자가에서 죽게 하셨는지, 그 십자가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전했습니다.

세 명이 아닌 네 명에게. 이야기를 다 마치니까 감동적인 영화 한편 본 분위기처럼 박수 치고 난리가 났어요. 이걸 어떻게 준비했냐고 고맙다고 하면서..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은 복음에 감동을 받았다기 보다 제가 언니들의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위해, 언니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내용에 감동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것은 그들 안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을 믿어요.

씨앗에 싹을 틔우실 주님을 기대합니다. 그 날 모두들 돌아가고 오늘 제가 부족한 일본어로 전한 복음이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가슴 깊이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오늘 나에 부족한 일본어로 들은 몇 마디의 복음이 저들 인생에 마지막이 되지 않게 해 간절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부족한 일본어였지만 제 입을 통해 나가는 말은 하나님의 진리였습니다. 주님이 다 이루어 놓으신 완전하신 복음이었습니다.

좀 더 준비되어야 하지 않나? 더 훈련 해야 하고, 좀 더 알아야 하지 않나 하는 내 생각이 내 안에 이루신 완전한 십자가를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나의 부족함, 안되고 꼬이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께 있어서 그 현실이 사실이 될 수 없습니다.

주님은 그 현실을 뛰어 넘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고 순종하기만 하면 우리를 통해 하시길 주님의 일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연약하고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제 안에 주님께서 해 놓으신 일은, 절대 깨지거나 소멸 될 수 없는 완전한 십자가의 복음이었습니다.

이 질그릇 안에 담긴 보배를 주님의 마음으로 전하는 제가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선포합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메달리신 예수 그리스를 바라볼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