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2:20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저는 중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피아노레슨이다, 연수다, 유학이다 하면서 돈을 참 많이 썼습니다.

부끄럽게도 돈만 까 먹었지 한 번도 부모님께 제대로 효도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직장 다니면서 자리잡고 제대로 보답한 것도 없습니다.

유학생활 끝나고 바로 결혼해 버렸으니까요.

동생이 어느 월요 기도회 때 고백한 것처럼 저희 집 자녀들은 부모님의 많은 사랑아래에서,

어찌 보면 지나친 과잉보호아래에서 자라왔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저희 어머니는 거봉을 자신의 손으로 껍질을 다 까서 저희 입에 넣어주십니다.

이것에 너무 익숙한 제 동생이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거봉을 받아 들고는

왜 껍질은 안 까서 주는 거야 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부모님께 받기만 한 저는

키워주신 부모님께 이렇다 할 아무런 효도도 못한 자식으로 항상 죄송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비자를 준비하면서 처음 가졌던 제 마음은 이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을 이곳으로 모셔 오는 것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대로 된 믿음생활로 내가 아는 예수님을 전하고

주님 안에서의 영생으로 가는 참된 삶을 함께 누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먼 타국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나이 드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결단한 일이 현실에 부딪히면서 그리 만만치 만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일로 시간이 길어지면서 포기하고도 싶었습니다.

가족들 고생시키고 나도 왠 사서 고생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작한 이 일이 마지막 때를 준비하고 정리하는

축복으로 이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광야라면 광야 같은 시간이 3개월을 꼬박 세 번,

주님은 누구보다도 저를 성장시켜 나가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년에 가까운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지냈습니다.

주님께서는 내 가족을 위함이었지만 영혼을 향한 가슴을 치는 기도를 배우게 하셨습니다.

누군가를 대신하는 회개기도를 알게 하셨습니다.

성령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일, 흐트러지지 않는 영적 긴장의 마음,

그리고 영적으로 무장하는 자세가 어떤 것인지도 하나하나 몸에 베이도록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저의 부모님 구원을 놓고 시작한 이 일이,

나에게는 안일하기 쉬운 믿음생활을 주님께로 조여가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용사로서의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제게 채우시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어떠한 마음으로 영혼을 품고 사랑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아가게 하셨습니다.

성령이 아닌 나의 생각으로 한 일은 꼭 어긋나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낮아지지 않은 마음은 정말 패망의 길이라는 것과

영적 무장이 없이는 비참하게 무너져 버린다는 것도 조금씩 알아가게 하셨습니다.

 

올해에 들면서 담임목사님으로부터 모든 것을 놓으라는 말씀을 받았습니다.

네가 해야 할 일은 이제 끝났다 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이 말씀을 받고는 가족이 너무 걱정되고 두려웠습니다.

이제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던 길을 멈추라고 하시니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붙잡고 기도하는 그것이

결국은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방해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막아보려고, 어떻게든 다치지 않게 해 보려 했던 기도와 믿음의 말들이

오히려 하나님의 일하심을 막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것을 알고 난 후 더 이상 이것들을 붙잡고 있는 것은 죄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제 내가 하나님의 뜻일 것이라고 믿고 애쓰며 기도했던 것들을 놓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해야 하는 것은 예수님만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하나님이 일해주시기를, 하나님이 역사해 주시기를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일년 가까운 시간을 통해 주님께서는 제게 기도할 때와 또 놓아야 하는 때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마가복음 3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집에서 말씀을 가르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예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와서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님을 부릅니다.

그때 무리가 예수님께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찾나이다 라고 말합니다.

 

마가복음3:33-35에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대답하시되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하시고

둘러 앉은 자들을 보시며 이르시되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주님께서는 인자하심이 영원하신 분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위엄 있으시며 단언하신 분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에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로 서게 될 것입니다.

그 때는 가족단위로도, 부부, 친구의 모습으로도 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나, 주님 앞에 일대 일로 서게 될 것입니다.

 

나는 가족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투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자세입니다.

이제는 내가 뭔가를 하고 끌고 가려고 권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일하심을 구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를 보면서 요즘은 가족 같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어쩌면 가까운 가족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믿음의 동역자로 서로가 의지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천국에서는 하나님의 뜻대로 산 자들이 함께 모여 살 것이라 믿습니다.

 

작년 일년을 주님은 부모님의 비자를 통해 저를 성장시키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2012년을 시작으로 교회와 함께 출항을 했습니다.

1년 뒤에 항해를 마치고 돌아올 나의 모습을 저는 기대합니다.

주님은 우리 각자에게 앞으로 닥쳐올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계십니다.

성장을 기대하시고 주님의 투철한 용사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기다리신다고 믿습니다.

1년 뒤 항해를 마치고 돌아오는 우리의 모습에는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구원의 소망의 투구와 성령의 검으로 완전히 입혀지기를 소원합니다.

빛의 갑옷을 입은 예수그리스도로 빛나는 우리의 모습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제는 철저한 홀로서기로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바르게 세워나가는 제가 될 것을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선포합니다.

이제는 내 안에 내가 사는 것이 아닌 십자가에 죽어진 작은 예수의 모습으로 서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십자가에 죽어진 작은 예수의 모습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을 위해 기도하며

빛의 자녀로 서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