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측량할 수 없는 크신 은혜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 주님께 감사합니다.

 

일본에 오기 전의 저의 직업은 학원강사였습니다.

강사 일의 시작은 단순히 용돈 벌이 아르바이트였어요.

저는 대학교 2학년 때부터 학원강사로 일을 했습니다.

참 재미있었어요. 학생들한테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으쓱했고, 가르치면서 보람도

있었고요. 또 다른 아르바이트보다도 페이가 좋았거든요.

그렇게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학원강사 일이 대학 졸업 후에 자연스럽게 직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동네 보습학원에서 학원이 100여 개가 넘는 학원가에서까지 일도 하게 되고...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점점 범위가 넓어지면서 학원에서 일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어요.

그러다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자...'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어느 계기로 서울 강남의

수능 강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조교로 일을 하면서 강남이라고 하는, 또 수능시장의 교육열 가득한 곳을

알아갔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어요. 동네 보습학원의 분위기와는 다른, 뭔가 전문화된 시스템,

교육에 관한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에 있다는 것에 기대가 되었어요.

학원 게시판에 있는 강사의 시간표에 '수강인원 마감' 이라는 도장이 찍히면

그 강사는 학원가에서 인정을 받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스타강사가 되는 거죠.

스타강사로 인정받으면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더욱 유명해지고 학원에서의

입지는 더욱 좋아지고 마치 연예인처럼 인기를 누리게 되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곳에서 열심히 하면 내 삶도 달라지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누가 "어느 학원에서 일해요?" 라고 물어볼 때 "강남에서 일해요."

라고 하면 굉장히 실력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이렇게 화려한 겉모습을 보다가 점점 그 세계의 실체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강사의 학력은 학생들이 강사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것을 가르치면서도 전문가인 척 하는 강사들의

모습, 학원에서 좋은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학원장들에게 접대하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는 모습 등... 스타강사는 실력이 아니라 여러 조건들로도 만들어진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모든 강사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명하다는 강사들, 학생들이 실력 있다고

인정하는 강사들이 그런 모습이라는 것에 정말 실망스러웠어요.

저는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믿었고, 그렇게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공부하는 만큼 실력이 생기고 점수가 나오는 것이지요. 이것이 진리잖아요.

하지만 학원에서 뿌려대는 광고지, 그 광고지에 나온 강사들은 한 달 혹은

두 달 만에도 누구든지 실력이 생길 것 같이 말을 합니다.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저는 세상의 정치, 경제, 사회에는 진리가 없더라도 최소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만큼은 진리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최소한 교육만큼은 거짓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어요.

그런데 세상의 교육에는 진리의 자리보다 거짓의 자리가 더 컸습니다.

이렇게 내가 선택한 최선의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삶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저의 삶에 좌절이 찾아왔어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저는 대학을 떨어지고도 스스로 새벽기도에 나가지는 않았습니다.

대학에 떨어지면 힘들기는 하지만 다시 도전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삶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느꼈을 때, 저는 처음으로 하나님께

나갔습니다.

어느 새벽, 좌절된 마음으로 집에서 가까운 교회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나님께 울면서 이렇게 기도했어요.

"하나님,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학원강사로 일찍부터 일하면서 어느 정도 제 삶에 자신이 있었어요.

그리고 무리 없이 생각대로 되어져 가는 삶을 스스로 책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어요.

또한 그렇게 되어져 가는 것이 하나님께서 제게 베푸신 은혜일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삶의 좌절 앞에서 하나님께 나갔던 제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는, 거짓이 진리가 되는

세상에서 성공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삶의 방향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고 주님께 고백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하나님의 은혜는 나를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나니라

나를 바른 진리 앞에 무릎 꿇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주님, 제가 할 수 있어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저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를 도와주세요." 라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저는 바른 진리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라고 주님께 고백하며 주님의 은혜를 의지하며 사는 제가

될 것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선포합니다.

우리의 삶을 진리로 인도하는 주님의 은혜를 의지하며 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