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에는 배트맨 모양이 그려진 빨간색 티가 들어 있습니다."

1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RFID 시연회장. 청중 한 명이 태그가 부착된 상자를

들어 옮기자 발표자는 상자 속에 어떤 물건이 들었는지 척척 맞췄다.

마술쇼가 아니다.

상자에 부착된 전자태그를 RFID 기술로 인식, 판독을 통해 어떤 제품인지 알아낸 것이다.

흔히 버스카드나 학생증을 찍을 때 이용되는 것으로 잘 알려진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의 인식거리·인식률 등이

크게 향상된 기술이 소개돼 보다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FID는 각종 정보를 초소형칩(IC칩)에 넣어 이를 무선 주파수로 추적할 수 있는 기술로

유통분야의 물품관리, 대중교통시스템 등에 주로 쓰인다.

RFID 전문기업 큐빗(대표 김종우)은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시연회를 통해

기존에 비해 인식거리 20배, 인식률은 100%에 가깝다는 RFID 솔루션 '스타 시스템'을 선보였다.

큐빗에 따르면 '스타 시스템'은 NASA(미국항공우주국)의 신호처리 기술을 적용, 신호를 받는

리시버의 감도가 10만배 가량 향상됐다.

인식거리는 200미터, 인식거리 내에서 99.9%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식거리가 최대 10m, 인식률이 30~70%였던 기존의 RFID에 비해

성능과 신뢰도가 혁신적으로 향상됐다는 것이 큐빗 측의 설명이다.

시스템은 주 제어기 하나당 최대 8개의 리시버를 설치, 리시버

하나당 최대 512개의 e노드(10미터 거리의 태그를 작동시키는 RF 리피터)를 달아

한 시스템 당 최대 9만 2000 평방미터 가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화물트럭터미널 부지(9만 3000 평방미터)와 비슷한 넓이다.

시연회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주)큐빗의 스타시스템 시연 모습.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며 태그가 부착된 상자를

이리저리 옮기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상자의 이동에 따라 스크린 상의 빨간점이 궤적을 그리며 따라서 움직였다.

큐빗 측은 스타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는 사례로 ▲소매점(상품 수량 파악, 적정 배치)

▲창고(실시간으로 상품 종류, 수량, 위치 파악) ▲공장(원자재의 이동 추적) 등을 들었다.

DHL 등 각종 글로벌 기업에 스타시스템이 이미 적용된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독일 식품공급업체 REWE의 적재오류방지 및 상품 추적 강화,

농기계 생산 업체인 John Deere의 입·출고, 보관화 자동화 모습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큐빗 김종우 대표는 "전파에 대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진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 NASA를 떠올리게 됐다"면서 "제품의 우수성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