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보다 미국이 더 심각하다!

  

유럽은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으나 미국은 마비상태에 있다.

 

나는 지난 주 재정위기와 관련한 어떤 유럽 회의에 참석하여 많은 전문가들의 말을 듣고는 결론적으로 미국이 유럽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세계 공공금융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국제공공금융연구소(International Insititute of Public Finance) 강연에서 보스톤 대학의 Larry Kotlikoff 박사가 미국 재정상태에 대해서 강의했다. 그리스는 부도가 나겠지만, 미국은 거대한 폰지 사기로 보인다.

 

Kotlikoff 박사의 계산으로는 사회보장 적자와 공공보건 지출책임을 포함하여 미국의 기금이 준비되지 않은 지출책임 총계가 222조 달러로 OECD 국가들 중에 가장 높다고 한다.

 

Kotlikoff 박사가 제시한 수치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미국이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더 심각한 재정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가장 극단적인 세대간 불균형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여러 세대가 지속적으로 폰지 사기를 벌였다. 젊은 세대들은 늙은 세대들이 혜택을 입으며 지출한 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Kotlikoff는 그 같은 행태를 아동 재정 학대라고 명명했다. 그렇게 부르는 것은 좀 더 강한 인상을 줄지는 모르지만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유로존도 재정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다른 연사가 지적했듯이, 시장 금리와 신용부도이자율로 보면 한 두 나라가 앞으로 3년 안에 유로존을 이탈할 가능성이 5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페인 같이 큰 나라의 관리되지 않은 유로존 이탈은 글로벌 신용경색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이 보유한 국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정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Paul Krugman 같은 경제학자들이 밀어붙이고 있는 재정적 성장촉진책이 될 수는 없다. 성장촉진책은 현재도 산더미처럼 과도한 상태인 공공부채의 규모를 더욱 부풀리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국가들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감내해야 한다. 그래야만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고 건실한 경제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유럽인들은 느리고 고통스럽지만 중대한 개혁조치를 실행하면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연금을 삭감하고, 과세구조를 개혁하며, 노동시장 정책을 개선하고 또 공공부문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이같은 구조개혁의 모범사례로서 기록적인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재정지출을 줄여서 재정적자를 줄이고 지금은 기초적인 흑자상태로 전환시켰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지 못하다.

 

경제 구조조정을 실행하고 재정수입을 어려운 나라들로 이전할 정치적 힘을 가진 중앙정부 없이 이 같은 일련의 정책들을 어떻게 추진하느냐가 유로존의 난제이다. 독일을 포함하여 북쪽 나라들과 남쪽 나라들 모두 경제적 통합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득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남쪽 나라들을 도울 경제적 힘을 가진 북쪽 나라 유권자들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인 구제금융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구제금융 지원에 상응하는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유럽은 정치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독일경제평의회가  정부와 은행들의 악성 부채들을 유럽국가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기금을 설립하자는 제안을 했다. 과중한 부채를 짊어진 국가들은 앞으로 25년 동안 경제 구조개혁을 단행하면서 부채를 상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는 대단히 기발한 착상이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신뢰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나중에 정치인들이 신뢰할만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은 서툴지만 지독한 재정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인들과 국민들은 미국이 잠재적 재정파탄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문제를 해결할 정치적 구조는 갖추고 있으나 닥쳐오는 재정위기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완전히 마비상태에 놓여있다.

 

월가 경제학자들은 상당한 방위비 삭감과 소득세율 인상으로 발생할 2013재정절벽에 대하여 신경질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경제가 둔화되면서 부채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회가 어쩔 수 없이 대규모 재정지출 삭감과 세율 인상은 백지화함으로써 재정절벽을 연기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공히 부채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문제가 너무 심각하여 새로운 세수가 필요하지만 공화당은 세금을 올리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복잡하고 엉망인 세금체계를 개선할 생각은 않고 그저 한계 소득세율을 인상하려고만 할 것이다. 보건정책 제안들도 미국의 가장 큰 지출의무인 건강보장 비용을 절감시키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위해서 강력한 재정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세율 인상이 아니고 세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사실 세금 특혜제도들을 폐지하면 세율을 낮추면서도 세수는 증대시킬 수 있다. 연방 소비세에 대하여 심도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각종 보조금을 비롯하여 공공부문 비용이 삭감되어야 한다.

 

Bowles-Simpson 위원회가 제안한 구조개혁 정책들이 미국 재정위기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 제안들은  Bowles-Simpson위원회를 창설한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서 무시되고 말았다.

 

공화당 부통령후보로 지명된 Paul Ryan은 대규모 재정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이해하는듯하다. Ryan의 과거 제안들과 무관하게, 그는 최소한 공공 부문의 대규모 구조개혁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할 것이다.

 

미국은 망신을 당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유럽인들이 정치적으로 단합하지 못한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사실 세계 경제에 있어서 미국 부채가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하다.

 

 

원문 출처: http://opinion.financialpost.com/author/jackmin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