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뒤덮는 식량대란 위기감 … 미국 옥수수 작황부진 예상보다 심각

예상 수량 급감…상품성 낮아…수확 포기하는 농가 속출할듯

 미국의 곡물 작황 부진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해 국제곡물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미주리주 등 옥수수 주산지를 살피고 지난 12일 귀국한 한석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곡물관측월보’ 9월호에 실릴 자료를 통해 “지금쯤이면 성인 남성 키 이상으로 자랐어야 할 옥수수가 어깨에도 못 미치고 있고, 옥수수의 크기도 예년보다 30%가량 작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USDA) 역시 지난 10일 올해 옥수수 생산량을 1에이커(약 40a)당 123.4부셸(옥수수 1부셸은 25.4㎏)로 하향 조정했다. 7월까지만 해도 1에이커당 146부셸로 예상했었다. 이 같은 생산량은 평년의 160부셸은 물론 지난해의 152.8부셸보다 크게 적은 수치다. 대두도 마찬가지다. 7월에 1에이커당 40.5부셸(대두 1부셸은 27.2㎏)로 전망했던 올 생산량을 이번 달에는 36.1부셸로 10.8% 낮췄다.

 옥수수와 대두의 예상 생산량이 크게 적어진 것은 극심한 가뭄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옥수수 작황이 부진하면서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수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심하게 쪼그라든 옥수수들이 많아 수확을 해 봐야 수익을 낼 수 없어 갈아엎는 농가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석호 연구위원은 “가뜩이나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수확 포기 농가까지 나올 경우 국제곡물 가격은 다시 한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미국에 대해 바이오에탄올 정책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바이오에탄올 제조용으로 사용하는 옥수수의 일부를 곡물용으로 전환하면 국제곡물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생산되는 옥수수의 45%를 바이오에탄올 제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27일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화상회의나 10월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농업시장정보시스템(AMIS) 회의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카길 등 곡물 메이저들이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서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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