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방 ‘핵 갈등’ 고조… 전쟁 치닫나

 

이란에 전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핵 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의 긴장이 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전쟁준비 명령 하달=이란 혁명수비대에 전쟁을 대비해

작전 태세를 강화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에선 최근 미 스텔스 무인기 추락, 영국대사관 공격, 핵 및 미사일 기지 폭발 등

군사·외교적 사건이 잇따랐다.

미국은 핵시설 직접 타격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견해도 있다.

미사일 기지 폭발, 스턱스넷(기간 시설 파괴 목적의 컴퓨터 바이러스) 유포,

이란 핵 과학자 납치·살해는 21세기식 전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계획은 지난달 12일 폭발 사고로

군 기지가 완전히 파괴되는 등 치명적 타격을 입은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란은 진일보한 방식인 고체 연료를 이용하는 미사일을 실험하고 있었다.

미국과 이스라엘 측은 “폭발과 아무 관련 없다”면서도

“시간을 벌었으니 우리로서는 승리”라는 입장이다.

◇중동에 신냉전 온다=한편으론 이슬람 시아파가 이끄는 이란과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 사이 신냉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올해 말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그 뒤 이란과 주변 나라가 지역 패권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 나라끼리의 충돌은 원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벌써부터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선박에 공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경쟁국과 서방에 보복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실현되면 비틀거리는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재앙이 된다.

사우디에서는 여차하면 이란 핵에 대항해

자체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엄포도 나오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 강경주의자가 점점 더 득세하는 것도 우려된다.

◇추락 무인기는 CIA 소속=이란에서 추락한 미 스텔스 무인기(RQ-170)는

중앙정보국(CIA) 소속이라고 미 MSNBC 방송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RQ-170은 극비 모델로 지난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서 쓰였다.

동체가 부서져 스텔스 기술이 이란에 넘어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나 미 언론들은 각종 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