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선제 폭격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 등이 무력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협상을 통한 이란 문제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제재로 사실상 원유 수출길이 막힌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3주만에 받아 들이는 등

협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중동 불안으로 국제유가는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FP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핵, 미사일, 사이버 공격, 테러 등

4대 위협 요소 중 하나인 이란 핵시설을 무력화하는 것은

국토 방위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시사한 것으로

국제사회는 해석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란의 핵무장을 용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최근 서방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을 계속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미국 영국 독일은

이스라엘에 무력 사용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이란이 최근 핵협상 대표인 사이드 잘릴리 명의로

미국 및 유럽에 대화 재개를 원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기 때문이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날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이스라엘로 급파했다.

또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도 예루살렘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무력 시위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강수를 두고 있다.

지난 18일 지중해에 함대를 진입시킨 데 이어

이날 혁명수비대 지상군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서방의 제재로 곤경에 처하자 출구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20일 이틀 일정으로 IAEA 고위급 대표단을 받아들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란 핵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유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103.6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작년 4월 리비아 사태 당시

배럴당 114.43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최고치다.

2월2일 이후 유가는 7.1% 상승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