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미국의 국가 부채 규모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격한 변화의 시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가 퇴직 및 기타 프로그램을 포함해 채권자들로 부터 차용한 금액은 총 15조 23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와 비슷한 규모로 지난 9월 기준 해당 가치는 15조 1700달러 수준으로 집계된 바 있다. 

미국의 경제 생산규모와 부채 규모가 동등한 수준에 달했다는 것이다.


부채=경제규모 '100%'의 의미

9일(현지시간) 바이파터즌 폴리시 센터의 스티브 벨은 "부채가 100%에 달한다는 것은 해당 국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과 같은 수준의 엄청난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결코 지속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0년 내에 부채 규모를 6조 달러 이내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적 측면에서 연간 적어도 6% 가량의 경제성장을 지속해야 부채가 경제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올해 예산안은 향후 10년 안에 부채가 최대 26조 달러까지 급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여름 나왔던 적자 감축안은 24조 달러까지 줄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국가 부채에 대한 더 나은 조치를 위해서는 정부가 향후 사회보장 수혜자 및 기타 정부 수혜자에게 빚진 4조 7000억 달러를 제외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측정에 따라 부채가 적을 경우 10조 5000억 달러, 혹은 경제 규모의 약 7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미국 부채 규모 역사적 최고 수준, 글로벌 위기 속 적자감축 과제

역사적으로 비교해 봐도 현재 미국 부채 규모는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전체 국가 채무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3년간의 경제 상황에서 보였던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당시 1981년까지 경제는 32.5%의 쇠퇴를 보인 이후 레이건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12년간 두 배의 증가를 보인 바 있다.

경기 침체와 충동적 지출의 결합은 오바마 정권 아래에서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직전 W.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고 무규제의 주택부양조치를 지속하면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몰고 오면서 가장 강력한 부채 증가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리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일본, 그리고 포르투갈은 그들의 경제 규모보다 더 큰 수준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리스와 이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는 유럽 부채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다.

 

백악관과 의회는 지난 8월, 향후 10년간 연방 기관으로부터 1조 달러의 예산을 삭감한다는 데 합의했다. 

만일 의회가 적자 감축 합의 실패시 내년부터 1조 2000억 달러의 지출을 자동적으로 추가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100%에 달했다는 표시는 우리의 장기 재정 문제의 현주소가 '무덤'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특파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