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비둘기를 사육해온 한 남성(23)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12일 자카르타 시 당국이

주민들에게 AI 확산 가능성에 더욱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고

AI 바이러스(H5N1) 전문병원 3곳에는 의심환자를 위한 대기실과

구급차를 추가로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AI 증세를 보이다 지난 7일 숨진 'PDY'라는 남자가

H5N1 양성으로 판명된데 따른 것이다.

이 남자는 자카르타 시내 AI 전문병원에서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당한 뒤 다른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AI 바이러스는 1997년 홍콩에서 처음 보고됐으나 2005년 인도네시아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발리에서 어린이 2명이 AI로 숨지는 등 피해는 주로 시골지역에 집중돼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부터 현재까지 AI 사망자는 336명이며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 151명이 숨졌다.

AI에 감염되면 열과 기침, 목 통증, 폐렴,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며 치사율은 60%에 이른다.

디엔 엠마와티 자카르타 보건청장은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지금까지
183명이 AI에 감염돼 이 가운데 151명이 숨져 사망률이 80%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AI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가금류 사육 공간과
사람들의 생활공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골은 물론 자카르타에서도 개인주택 뜰이나 골목 등에
닭과 오리 등을 풀어 키우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엠마와티 보건청장은 "많은 사람이 여전히 집 뜰에서 닭을 키우고 있고,
일제 점검을 나가면 닭을 숨기기까지 한다"면서
"AI가 자카르타에서도 확산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스워노 아르샤프 농업장관도 국제기구들 사이에서 AI 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 감염을 일으키는 형태로 변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감시체계 강화를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