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탈북자 관련행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행사에서 북한 보위부 출신 귀순용사로 탈북자 구출활동을 하고 있는 A씨를 6년 만에 만났다.

말수가 매우 적은 격술(격투기) 유단자인 그는

기자가 지금까지 만난 탈북자들 중 가장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말이 잘 통한다는 의미는 안보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그와 함께 3시간가량 얘기를 나눴다.

북한 권력 내부의 소위 ‘진골 빨갱이들’의 이념적 속성을 잘 아는 그가 했던 이야기 가운데

기억에 남는 부분을 몇 자 적는다.
 
 <<한반도 문제를 볼 때는 남북한만 볼 것이 아니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중국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핵전략은 중국 공산당 핵전략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능력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궁지에 몰리면 언제든지 남한과 일본을 상대로 핵테러를 일으킬 것이다.

핵테러는 북한이 특수부대를 동원해서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

북한군이 양성한 중동테러조직을 동원해서도 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은 가만히 있으면 상황 끝이다.
 
 소형 폭탄을 바람이 태평양 쪽으로 부는 시기에 맞춰

남한과 일본의 주요 핵시설에 설치해 폭발시키는 방법도 있다.

수단과 방법은 다양하다. 북한은 잃을게 없다.

남한과 일본은 잃는 것이 너무 많다.

잃을 것이 많은 집단은 죽자 사자 덤비는 놈들을 못 이긴다.
 
 적을 과소평가하면 우리가 먼저 죽는다.

놈들은 우리가 안심하고 있는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남한사람들은 북한을 거지로만 여겼다.

그러면서 북한이 가진 군사력에 대해서는 아예 스스로 눈을 가려 버렸다.

언젠가는 우리가 정신 못 차린 죄를 톡톡히 치를 것이다.
 
 김정일 죽는다고 해서 북한 급변사태가 오고 통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후원을 받아 북한 노동당이 해체되지 않고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급변사태는 우리가 마음을 굳게 먹고 만들어 내는 것이지 자연 발생하는 게 아니다.
 
 김정일 사후 장성택이 실권을 잡으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얘기들 하는데 어림도 없는 주장이다.

김정남은 자유로운 삶을 살아봐서 좀 괜찮겠지 이런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장성택은 야심이 대단한 인간이고 친중파이면서

골수 빨갱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산주의 이념은 무서운 것이다.

이념에 한 번 사로잡히면 헤어나기가 힘들다.

저놈은 좀 괜찮겠지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만 북한의 실체가 보일 것이다.
 
 북한과의 싸움은 결국 중국 공산당과의 싸움이다.

남한의 韓민족과 중국의 漢민족이 일전을 벌이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빨갱이들과 대적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을 꼭두각시로 부려먹으면서 남한과 미국, 일본을 요리하고 있다.
 
 남북한 모두 중국에게 속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교역을 해야 한다.

이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안보를 책임진 사람들은 중국 공산당을 적으로 생각하고 대해야 한다.
 
 지금 내가 했던 얘기를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려면

앞으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앞으로 바닥까지 가봐야 사람들이 정신차릴 것이다.

나는 지금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그 때가 조만간 올 것 같다.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게 사람의 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한다.

(2011년 6월9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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